우리집 홈런 막둥이

작성자
insunrhee74
작성일
2016-07-20 10:22
조회
1890
다음글은 2008년도에 써 두었던 이야기 입니다.
우리집 막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실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

우리집 홈런..막둥이(!)



내가 막둥이 아들 이야기를 하는 것을 용서하기 바란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나면
누구라도 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씩은 생겨,
팔불출 나를 용서하는데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 믿는다.
평범하지만 재미있는 아이었기 때문이다.

딸 둘, 아들 하나, 세 아이를 줄줄이 연년생으로 난 후
또 금방 네째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힘이 빠졌다.
아무리 아이들을 좋아한대도 이건 너무 하지 않은가?
혼자서 다 해야하는 미국 땅에서,
철부지 남편까지 데리고 말이다.

그래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 당시 흔하던 임신 중절을 잠간이나마 생각하였다.
다행히 캐톨릭을 믿는 선배 의사님이 뭘 그러냐고,
셋이나 넷이나 키우기는 마찬가지라고 하는 바람에 용기를 얻어
큰 죄를 짓는 것은 면했다. 두고두고 고마운 일이다.

임신 중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 잇몸이 말아 올라가기도 했다.
영양공급이 안되는데 수요는 많아서 견디다 못해 잇몸이 데모를 하는 것이었다.
치과에 갔더니 아이를 낳으면 도로 괜찮아진다고 했는데 정말 나중엔 괜찮아 졌다.
지금 생각해도 넷을 4년만에 낳다니 나도 웃기는 야만인이 아니었는지?

네째 아이를 낳으니 또 아들이어서 딸 둘에 아들 둘, 완전해졌다
첫애는 부끄럽다고 우유를 ,
두째, 세째 아이는 3달간만 모유를 먹였는데,
막둥이 한테만 의사 말을 무시하고 모유를 일년을 먹였다.
정이 깊은것이 그래서 일까 생각한다.
.
아이는 아주 어려서부터 반응을 잘 보이는 아이였다.
크립에서 잠이 드는 아이에게 ”매튜, 아이 러브 유” 하면
다 졸려서 눈이 꼭 감겼는데도 ”아이 러브 유, 투, 맘” 하는 아이였다.

몇가지 되지 않지만 다른 옷으로 갈아 입으면 어찌 알고
“엄마 예쁘다”고도 말 해주는 아이는 이 아이 뿐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한번도 귀찮게 울거나 보채지 않은 아이였다면 누가 믿을까?
그런데 그애는 정말로 그랬다.
항상 무얼 다 아는 사람처럼 베이비 싵에
혼자 앉아서 빙긋이 웃고있는 아이였다.

1살이 되면서 애를 떼어놓고 일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늘 미안하다.
누나들하고 형이 있으니까 외론줄은 몰랐을게다.
자기들끼리 친구가 되어 잘 지냈으니까.

초등학교 3-4학년때 한번은 밥상에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예수님께서 곧 다시 오시니 준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있다.
그 이야기 끝에 그애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는 아직 안 되겠어.”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나도 아이를 낳아 보고 싶어. 그때 까진 안돼” 하는것이 아닌가?
이제 코딱지 만한 남자아이가 아이를 낳고 싶다니, 얼마나 웃었는지 한참을 혼이났다.

우리 집 아빠는 전라도 출신이라 남자만 선호 해야할 것 같은데 그 반대였다.
비리비리한 아들들보다 귀여운 딸들을 유난히 예뻐해서
온 동네에 소문이 났을 정도였다.

오죽해서 내가 “아빠가 누나들만 예뻐해서 미안하다.” 했더니
이 아이왈 ” 엄마 괜찮아, 나도 이담에 딸 낳으면 그럴꺼니까” 했다.
왜 아이가 갖고 싶었을까만 일찍 장가들고 싶다고 하더니 그 말은 아직(28살) 못지키고
지금은 조카인 누나의 아기를 끔찍히 예뻐하고 있다.

초등학교때 이야기를 조금 더하면,
한 살 위 제 형에게 여자친구를 사귈 때는 아주 까다롭게 찾으라고
훈수를 두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어떻게 꼬마가 그런 얘길 하는지, 아주 웃기는 일이 아닌가?

제 형이라면 어릴적부터 한번도 안싸운 이유는
무조건 형을 좋아하고 따라다닌 막둥이 탓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릴때 종종 화장실까지 좇아들어가 똥누는 형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다.
그애 보러 냄새나는데 왜 거기있냐니까
“ 형이 심심하니까 이야기를 같이 해야해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보통 크기의 집에서 30년을 살았다.
어느날 아주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친구집에서 돌아온 후 신발을 벗으면서
” 아유, 우리 집은 참 적네.
난 부동산 중개인이 되어 집을 아주 큰것을 사서 살거야”
하는게 아닌가?
그담부턴 부동산 책을 한참을 들고 다녔다.
어릴적부터 작은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로 자라났는데 장차 무엇이 되려나,
조금씩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이 아이가 어떻게 쟁쟁한 누나들과 형을 제치고
우리집 홈런이 되는가는 다음에 쓰려고 한다. (to be continued)

................
나머지 글을 이 글이 있는 제 블로그에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위의 글이 끝나는 곳에서 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http://blog.koreadaily.com/view/myhome.html?fod_style=B&med_usrid=insunrhee&fod_no=17&cid=3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