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radical의 은혜

작성자
newlifepastorchoi43
작성일
2017-08-04 03:52
조회
1171
오렌지 커버의 단순한 디자인, 제목부터 낯설다. 게다가 번역서적이다.
책을 고를 때 표지와 저자에 좌우되는 내 구매성향은 이 책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읽히려나 하는 의구심과  숙제라는 의무에 떠밀려 첫장을 기대없이 폈다.

골자는 세상의 성공신화는 내 손안에 얼마나 많은 것을 쥐고 있느냐로 평가되지만
하나님나라의 그것은 내 손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그분께 드리고 이웃에게 베풀었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 인들이 말씀 안에서 기본적이고 급진적인 돌이킴을  가져야 하고
세상의 기준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대로 살아내는 것이 진정한 가치이자 완전한 성공신화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내속에 들어와 있는 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어떤 생활을 하며 어떤 가치관으로 어떤 것을 꿈꾸면 사는지 빠짐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정당성으로 자리매김되어 있고 비교해서 얼추 빠지지 않는 안정감,
그리고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자만감으로 똘똘 뭉쳐진 돌같은 마음을 거울처럼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이런 모습은 절대로 하나님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고 잘못되고 이그러진 형상임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나는 아직 그 넓고 은혜로운 바다에서 헤엄을 쳐 본 경험이 없기에 그분의 뜻조차 알아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내가 세운 가장 도덕적이고 율법적인 뼈대에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살을 입히고
몇가지 아는 성경지식과 경험으로 치장을 하고는 신앙이라고 믿음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의 봉사와 나눔, 그리고 교제를 하고 내 기준에 적절한 예배와 기도를 한다.
이런 내 영적인 상태도 결코 건강하지 않고 잘못됨을 지적하고 있다.

이제껏 정당하다고 믿고 추구해 온  신앙과 생활이 ‘그름’ ‘NO’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면 그
동안 살아 온 내 흔적과 역사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낯선 선교지를 가기위해 짐을 싸고,
번듯한 직장을 내려놓고 낮고 작은 직장을 찾아가고,
한 마디 해줄 법도 한데 인내하며 상대가 변하길 기다리고,
자식들이 없는 돈 모아 부모에게 드렸더니 모두다 헌금을 하고,
자녀들이 그시간에 부모와 따뜻한 식사를 원하는데 예배참석으로 거절을 하고,
등등 내 주위에서 허다하게 일어나는 이런 일들을 내 관점에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사람이 왜 기뻐할 수가 없을까’ 물음표을 던지고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하나님으로 결론을 내고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해답은 바로 부자청년 이야기에 있었다.
부자의 생각과 삶이 곧 나와 같게 여겨졌다.
부자는 그 천국의 비밀을 경험하지도 깨닫지고 못한 상태에서 예수님의 말씀이 부담으로만 여겨졌을 것이다.
다 내려놓고 따르자니 이제껏 살아 온 습관과 생각, 그리고 자아가 발목을 잡았고,
나와 같은 의문,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사람이 왜 기뻐할 수가 없을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터벅터벅 걸어갔을 것 같다.
알고 모름의 차이는 이렇게 다르구나.
나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부자청년처럼 이제까지 삶의 전환이 영 내키지 않은 안주형 인간이었고
창조라고는 없는 박제된 그리스도였는데 어떻게 방향전환을 해야할까 고민이 된다.

저자는 지금까지 몰라왔다면 이젠 알아야 할 때라면서
어떻게 그 기본적이면서도  급진적인 방향으로 나의 삶을 하나님께로 전환시킬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복음적으로 레디컬해지기 훈련5종세트는 쭉 훓어봐도 자기사랑 훈련지침은 아니다.
온통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이다.
그것도 6주, 3개월 등 단기훈련이 아닌 1년 장기훈련이다.
헉 소리가 난다.

1번 2번~ 가면 갈수록 한계가 보인다.
해낼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두서너가지만
먼저 시도해 볼까?
그러나 어딜 봐도 두서너가지만 해도 좋다는 언급은 없다.
다섯가지를 충실하게 1년동안 이행하면 심령이 몰라보게 살아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만 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이젠 복음적으로 레디컬하게 변하고 싶은 갈망이 솟아난다.
그래서 내 주위에 일어나는 갖가지 일과 형편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모든것이 합하여 선을 이루는 구나’ 의 고백이 터져나왔으면 좋겠다.
죽어서 숨소리 없는 영혼처럼 살지 않고 살아서 훅훅 단내까지 내 가며 치열하게 살고 싶다.
건강이 재정이 발목을 붙들고 관계가 성격이 복잡해 포기하고 싶어도
숙제하듯이 변화를 시도해 가면 나아지지 않을까?
성숙해 지지 않을까?
어려서부터 숙제는 늘 챙겨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숙제하듯이 해보자.
하다보면 경험하겠지 어떻게 하나님이 도우시는지.
끙끙거리면서 발돋음하려는 그 자체로도 기뻐하지 않으실까?
이 몸부림은 분명 자아성찰과는 다른거겠지?

복음으로 레디컬하게 변화해 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꿈이 생겼다.

영성이 예쁘고 건강한 중년 여성이 아침마다 전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틈틈이 말씀을 소리내어 읽으며 예배하고,
치스런 치장은 안했어도 깨끗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구제에 앞장서고,
나의 손길이 필요한 한 영혼을 위해 진실로 기도하며 섬겨주고,
내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그런 모습.

내 안에 갇혀있었던 영이 은혜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놀고
그의 다스림을 받는 아름다운 상상은 곧 그분이 내게주신 ‘크리스쳔 드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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